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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MA CGM × Mistral AI: 8만 명이 사용하는 전사 AI 플랫폼

AI를 사용하는 선사에서, AI가 함께 일하는 선사로

고객이 선사에 “화물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라고 문의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간단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정확한 답변을 만들기 위해서는 예약 정보와 화물 추적 데이터, 선박 운항 일정, 항만 상황, 예상 도착시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화물 반출이나 선적서류와 관련된 문의라면 계약 조건과 내부 업무 기준까지 추가로 검토해야 합니다.
한두 건의 문의라면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고객을 상대하는 글로벌 선사에서는 유사한 문의가 매일 반복됩니다.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오가고, 내용을 확인해 답변을 작성하는 일이 쌓이면 단순한 조회 업무도 큰 운영 부담이 됩니다.
CMA CGM의 고객 서비스 조직이 처리하는 요청은 연간 5,400만 건이 넘습니다. 예약부터 화물 추적, 운송 현황과 화물 반출까지 고객의 질문도 다양합니다. CMA CGM은 이러한 대규모 업무를 보다 빠르고 일관되게 처리하기 위해 AI를 개별적인 업무 도구가 아닌, 회사의 데이터와 시스템에 연결된 전사 운영 기반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프랑스 AI 기업 Mistral AI와 공동 개발한 에이전틱 AI 플랫폼 ‘MAIA, Powered by Mistral’입니다.
8만 명의 업무를 연결하는 ‘MAIA’
CMA CGM은 2025년 4월 Mistral AI와 5년간 1억 유로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단순히 외부 AI 솔루션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약 20명의 Mistral AI 엔지니어가 CMA CGM 조직에 직접 합류해 현업 전문가들과 함께 업무별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구조입니다.
그 결과 2026년 5월 MAIA가 공개됐고, 6월 1일부터 CMA CGM과 CEVA Logistics, CMA Media의 약 8만 명 임직원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확산이 시작됐습니다.
MAIA는 임직원에게 동일한 챗봇 하나를 배포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CMA CGM의 업무 지식과 내부 애플리케이션에 연결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업무 목적에 따라 여러 에이전트를 조정하기 위한 공통 플랫폼입니다. 임직원이 필요한 정보를 더 쉽게 찾도록 돕고, 운영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간소화하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요청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의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 초안을 만들어주는 도구였다면, MAIA에 연결된 AI 에이전트는 필요한 정보를 찾고 여러 업무 단계를 이어서 지원합니다.
즉, AI가 업무 바깥에서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 프로세스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고객 문의부터 화물 반출까지, 업무 흐름에 들어온 AI
CMA CGM과 Mistral AI가 공개한 주요 적용 영역에는 고객의 정보 요청 대응, 화물 반출 지원, 선적서류 처리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개된 활용 영역을 실제 업무 흐름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이 특정 화물의 진행 상황을 문의하면, 담당자는 여러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는 대신 AI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정보를 조회하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AI는 그룹의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적 및 운송 관련 문의에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하고, 별도의 판단이 필요한 복잡한 사안은 담당자에게 넘깁니다.
선적서류 업무에서도 AI가 문서를 확인하고 필요한 내용을 추출하거나, 반복적으로 작성되는 응답의 초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화물 반출 과정에서는 관련 정보와 업무 조건을 조회해 담당자가 다음 절차를 보다 빠르게 진행하도록 지원합니다.
반복적인 정보 조회와 내용 정리는 AI가 담당하고, 계약 조건이나 클레임, 예외 상황처럼 책임 있는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사람이 맡는 구조입니다. Mistral AI는 이러한 적용을 통해 고객 응답의 속도와 품질을 높이고, 고객 접점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AI의 적용 범위는 고객 문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CMA CGM은 ETA 예측을 통해 화물 도착정보의 가시성을 높이고 있으며, 스마트 부킹과 스마트 프라이싱을 통해 보다 빠르고 고객별 조건에 맞는 예약·운임 제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카고 릴리스는 화물 인도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활용됩니다.
선박 운영 영역에서는 항로와 에너지 소비 최적화, 적재율 개선, 수요 및 물동량 예측, 운영 의사결정 지원 등에 AI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능 전체가 MAIA라는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직접 수행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MAIA는 이처럼 다양한 AI 서비스와 에이전트를 공통된 환경에서 개발하고, 업무 데이터 및 내부 시스템과 연결하며, 조직 전체로 확산하기 위한 기반에 가깝습니다.
55개 프로젝트와 200개 활용과제, 실험을 넘어 확산으로
CMA CGM의 사례에서 눈에 띄는 성과는 특정 AI 기능 하나의 정확도보다 AI 활용이 실제 운영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CMA CGM은 2026년 5월 기준 그룹 전체에서 55개가 넘는 AI 프로젝트를 이미 배포했으며, 해운·물류·미디어 업무에서 200개 이상의 활용과제를 발굴했습니다.
연간 5,400만 건 이상의 고객 요청을 처리하는 고객 서비스에서는 AI 보조 에이전트가 화물 추적과 운영 문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형화된 요청에는 그룹 데이터를 활용해 즉각적이고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하고,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사람에게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AI를 통해 처리 가능한 문의와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예외 업무를 구분한 것입니다.
이는 기존의 AI 실증과는 다른 접근입니다.
일부 부서에서 특정 기능을 시험한 뒤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서가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개발 체계를 만들고, 검증된 AI 기능을 다른 업무로 계속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 20명의 Mistral AI 엔지니어가 CMA CGM 내부 조직과 함께 일하는 것도 이러한 확산 구조를 뒷받침합니다.
다만 MAIA 자체가 2026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확산된 만큼, MAIA 도입 전후의 업무시간이나 비용 절감률과 같은 독립적인 정량 성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공개된 성과는 비용 절감액보다 55개 이상의 운영 프로젝트, 200개 이상의 활용과제, 약 8만 명의 적용 대상, 연간 5,400만 건 규모의 고객 업무 지원처럼 적용 범위와 운영 방식의 변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숫자는 CMA CGM의 AI가 더 이상 소규모 테스트에 머물지 않고, 실제 선사 운영을 구성하는 하나의 업무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술을 구매하는 대신, 현업과 함께 업무를 다시 설계하다
CMA CGM과 Mistral AI의 협업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개발 방식입니다.
AI 전문가는 모델과 에이전트를 설계할 수 있지만, 해운·물류 업무에서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어느 단계에서 예외가 발생하며, 어떤 결과를 사람이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지까지 혼자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현업 담당자는 반복 업무와 개선이 필요한 지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AI 서비스로 구현하는 데에는 기술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CMA CGM은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Mistral AI의 엔지니어를 조직 안에 배치했습니다. 현업 담당자는 업무 절차와 예외 조건을 설명하고, AI 전문가는 이를 에이전트와 시스템으로 구현합니다. 외부 솔루션을 현재 프로세스 위에 그대로 얹는 것이 아니라, AI가 들어갈 수 있도록 업무 흐름 자체를 함께 다시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MAIA의 핵심은 새로운 AI 모델의 도입만이 아닙니다.
AI가 참고할 업무 지식과 데이터, 연결해야 할 내부 시스템,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기준,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고 조직 전체로 확산하는 체계를 하나로 묶었다는 데 있습니다.
Lessons Learned: AI 경쟁력은 ‘업무 연결력’에서 나온다
CMA CGM의 사례는 선사의 생성형 AI 활용이 개인 단위의 생산성 향상에서 전사 운영체계의 변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 교훈은 AI를 적용할 업무를 구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사적으로 AI를 활용한다’는 목표만으로는 실제 성과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고객 문의, 화물정보 조회, 선적서류 확인, 화물 반출처럼 반복량이 많고 업무 흐름이 비교적 명확한 영역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러한 업무는 AI의 처리 결과를 사람이 검토하기도 쉽고, 시간 절감이나 응답 품질 개선 효과도 확인하기 용이합니다.
두 번째는 AI를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에 연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범용 생성형 AI는 해운 지식을 설명할 수 있지만, 특정 고객의 예약 정보나 실제 화물 위치, 최신 선박 일정을 알 수는 없습니다. AI가 업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내부 데이터와 문서를 참고하고,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AI를 지속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공통 운영체계가 필요합니다.
부서마다 서로 다른 AI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도입하면 유사한 기능이 반복 개발되고, 데이터와 보안 기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CMA CGM처럼 공통 플랫폼을 마련하면 업무별로 필요한 에이전트를 추가하면서도 동일한 기술·보안·운영 원칙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AI가 모든 판단을 대신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복적인 조회와 문서 처리는 AI가 수행할 수 있지만, 고객별 계약 조건이나 클레임, 비용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예외 상황은 사람이 검토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AI가 처리할 업무뿐 아니라 사람에게 넘겨야 할 조건까지 함께 설계해야 안정적인 자동화가 가능합니다.
CMA CGM이 MAIA를 통해 만들고 있는 것은 단순한 사내 챗봇의 확대판이 아닙니다.
회사의 데이터와 시스템, 업무 프로세스와 사람을 연결해 AI가 실제 업무 흐름 안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운영체계입니다.
AI를 사용하는 선사에서, AI가 임직원과 함께 일하는 선사로. CMA CGM의 MAIA는 글로벌 선사의 AI 전환이 이미 그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